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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세계자연유산 탐방 1번 코스 : 제주의 숨결을 찾아서

by 핏앤테크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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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온몸으로 섬의 절묘한 자연경관특별한 맛을 느끼는 여정이다. 특히 제주의 속살을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자연유산을 따라 걷는 코스를 추천한다. 가을이면 은빛 억새의 향연이 펼쳐지는 산굼부리의 신비로운 분화구부터, 바다 위로 웅장하게 솟아오른 성산일출봉의 장관까지. 판에 박힌 관광지가 아닌, 제주의 진짜 매력이 숨 쉬는 곳들을 찾아 떠나보자. 이 하루의 여정은 당신에게 잊지 못할 제주의 기억을 선사할 것이다.

 


 

1. 산굼부리: 바람과 억새가 속삭이는 신비의 분화구

 

첫 번째 목적지는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지정된 산굼부리다. 영화 '연풍연가'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이곳은 제주에 흩어져 있는 360여 개의 오름 중에서도 극히 독특한 존재감을 뽐낸다. 대부분의 오름이 대접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인 반면, 산굼부리는 용암이나 화산재 분출 없이 강력한 수증기 폭발로 암석만 날아가고 거대한 구멍만 남은 마르(Maar)형 분화구다. 이는 한국에서는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둘레가 2km가 넘고 깊이가 약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분화구 안에는 온대림과 난대림 식물이 공존하는 등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며 마치 거대한 자연 식물원을 방불케 한다. 특히 가을이면 분화구 주변을 가득 메우는 은빛 억새 물결은 산굼부리의 하이라이트.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억새밭 사이를 걷다 보면, 일상의 시름은 잊히고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에 젖어들게 된다. 잘 정비된 탐방로와 전망대를 따라 분화구의 장관과 주변 오름 군락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껴보자.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것은 덤이다.

 

  • 특징: 국내 유일 마르형 분화구, 천연기념물 263호, 가을 억새 명소, 다양한 식생 공존
  • 운영 시간: (3월10월) 09:00 ~ 18:40 / (11월2월) 09:00 ~ 17:40 (※ 입장 마감은 종료 40분 전, 계절/날씨 따라 변동 가능하니 확인 필수)
  • 입장료 (성인 기준): 6,000원 (※ 2023년 기준 정보, 변동 가능)

 

2.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사진작가의 영혼을 만나다

 

다음은 제주의 숨겨진 속살을 사진에 담아낸 故 김영갑 작가의 열정과 예술혼이 깃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다.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 중 하나. 그는 루게릭병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손수 폐교였던 옛 삼달초등학교를 다듬고 가꿔, 지금의 아름다운 갤러리로 탄생시켰다. 갤러리 안에는 그가 평생을 바쳐 포착한 제주의 진솔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광객의 시선으로 스쳐 지나가는 화려한 풍경이 아닌, 바람이 머물고 구름이 흐르는 오름의 능선, 광활한 중산간의 초원, 고요한 바다, 그리고 섬 특유의 평화와 때로는 쓸쓸함이 묻어나는 장면들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그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의 깊은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작가의 치열했던 삶과 제주에 대한 깊은 사랑은, 그의 투병 이야기를 알고 보면 더욱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갤러리 건물과 조화롭게 정성스럽게 가꿔진 야외 정원 역시 그의 작품처럼 소박하지만 깊은 여운을 주며, 사색과 휴식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잠시 세상의 속도를 잊고, 김영갑 작가가 보여주는 진짜 제주를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 특징: 故 김영갑 작가 사진 전문 갤러리, 폐교 리모델링 공간, 제주의 오름과 자연 중심 작품, 아름다운 야외 정원
  • 운영 시간: (봄/가을) 09:30 ~ 18:00 / (여름) 09:30 ~ 18:30 / (겨울) 09:30 ~ 17:00 (※ 입장 마감 30분 전, 매주 수요일, 설/추석 당일 휴관, 방문 전 확인 권장)
  • 입장료 (성인 기준): 6,000원 (※ 2024년 기준 정보, 변동 가능)

 

3. 점심식사 (해오름식당): 성산의 기운을 담은 제주의 맛

 

제주의 자연과 예술에 흠뻑 빠졌다면, 이제 허기진 배를 채울 차례다. 성산일출봉 공영주차장 바로 앞 상가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뛰어난 해오름식당은 신선한 제주 식재료를 이용한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성산일출봉을 오르기 전후, 많은 여행객들이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찾는 인기 식당 중 하나다. 이곳의 대표 메뉴로는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에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해물뚝배기와 고소하고 신선한 제주 바다 향이 가득한 성게미역국이 있다.

 

사진: 네이버 플레이스 (업체)

 

또한, 제주 방문 시 빼놓을 수 없는 통갈치조림이나 옥돔구이 등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식사 시간대에는 다소 기다릴 수 있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든든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다음 여정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기에 좋다. 식당가에서는 성산일출봉의 모습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 특징: 성산일출봉 입구 최적 위치, 제주 향토 해산물 요리 전문, 해물뚝배기/성게미역국/갈치/옥돔 요리 등
  • 위치: 성산일출봉 공영주차장 입구 상가 단지 내
  • 참고: 피크 타임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으며, 주변에 유사한 식당이 많으니 간판을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4. 성산일출봉: 바다 위 왕관, 세계가 인정한 제주의 보물

오늘 여정의 하이라이트, 성산일출봉은 말이 필요 없는 제주 대표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핵심 지역 중 하나다. 약 5,000년 전, 얕은 바닷속에서 마그마가 물과 만나 격렬하게 폭발하며 형성된 **수성화산(Surtseyan type)**으로,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응회구(Tuff cone)**이다. 원래는 섬이었으나 파도와 해류에 의해 모래와 자갈이 쌓여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Tied island)'**가 되었다. 해발 180m, 정상까지는 잘 정비된 계단을 따라 약 20~30분 정도 오르면 닿을 수 있다. 정상에는 지름 약 600m, 깊이 90m에 달하는 거대한 사발 모양의 분화구가 펼쳐져 있으며, 그 너머로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우도와 푸른 바다, 제주의 아름다운 동쪽 해안선이 숨 막히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특히 이곳에서 맞이하는 장엄한 일출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며, 예로부터 영주십경(瀛州十景) 중 하나인 '성산출일(城山日出)'로 꼽혔다. 분화구 자체는 현재 풀과 억새로 덮여 있으며, 과거에는 주민들이 농사를 짓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정상 등반 외에도 **무료로 개방되는 남측 해안 둘레길(약 30분 소요)**을 따라 걸으며, 파도에 깎인 성산일출봉의 웅장한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제주의 푸른 바다를 가까이서 감상하는 것도 강력 추천한다.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마지막 명장면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 특징: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수성화산 응회구, 육계도, 대한민국 대표 일출 명소, 우도 조망, 정상 등반 코스 및 무료 해안 둘레길
  • 운영 시간: 매일 07:00 ~ 19:00 (매표 마감 17:50) - ※ 계절/날씨에 따라 유동적이며, 특히 일출 시간대는 별도 확인 필수!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정상 등반, 성인 기준): 5,000원 (무료 탐방 구간 별도) - ※ 2023년 기준 정보, 변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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